인상 깊게 남은 계약 하나를 소개한다. 용산에 있는 신축 사옥으로,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다섯 개 층 규모인데 준공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오랫동안 빈 채로 남아 있던 건물이었다.
자재부터 공을 들여 지은 건물인 만큼 건물주의 고민도 깊었다. 공실이 길어지자 아예 임대는 포기하고 건물을 팔아버리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던 시점이었는데, 일단 임대를 먼저 맞춰야 매각도 순조롭다는 논리로 한 주간 설득을 이어간 끝에 방향을 되돌릴 수 있었다.
이번 계약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. 이 근사한 신축 사옥을 계약한 주인공이 다름 아닌 스물두 살의 젊은 대표였다는 점이다.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은 채 휴학하고 창업의 길을 걷고 있는 분이었는데, 나이를 알고 나니 마치 한국의 빌 게이츠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.
계약을 마무리하며 이 젊은 대표가 남긴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. 이 공간에서 사업을 제대로 키워낸 뒤 언젠가 건물을 살 때가 되면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다짐이었다.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사람은 분명 해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. 부디 성공하셔서 정말 건물을 살 때 다시 만나 뵙길 바란다.